스타트업을 운영하며 투자가 어느정도 확정되어 가시화 단계가 되면 투자사로부터 "재무실사(Financial Due Diligence)"를 해야한다는 얘기를 듣게됩니다. 말 그래도 해석하면 재무에 대한 실사인 것인데 어떤 업무를 어떤 목적으로 진행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기 위해 진행해야하는 "재무실사" 업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재무실사는 무엇일까요?
앞서 재무실사는 투자가 가시화되면 진행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회사가 제시하는 재무자료를 아무 근거 없이 믿고 갈 수만은 없으니 외부 재무 전문가인 공인회계사를 통해서 회사의 재무정보에 큰 오류가 없는 지 자산, 부채와 손익에 대한 내용을 파악하는 절차가 바로 재무실사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한 마디로 회사의 재무제표 정보를 각종 백업 자료들을 통해 검증하는 절차라고 볼 수 있는데요. 재무실사 때 담당 공인회계사가 요청하는 자료를 보면 어떤 내용을 검증하고 어떤 내용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재무실사 시 공인회계사가 회사에 요청하는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재무제표 및 총계정원장과 부속명세서
- 정관 및 이사회, 주총의사록
- 급여대장, 급여/퇴직급여 규정
- 자본금변동내역, 주주명부, 스톡옵션 발행 내역
- 부가가치세 신고 부속서류
- 기타 주요 자산, 부채, 손익에 대한 추가자료
회사 사업 특성마다 요청하는 세부 자료는 달라질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회사 기본현황에 대한 파악과 매출 및 주요 자산, 부채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중대하게 잘못된 사항들이 있는 지를 파악하여(issue finding) 회사 및 투자사에게 보고하게 됩니다.
준비하기 어려운 자료가 많지는 않으나, 회사의 재무정보에 대한 관리가 미흡한 경우 자료 준비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재무실사 요청자료 준비가 어려운 경우 회사의 내부 재무 자료에 대한 관리가 조금 부족하지 않은 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재무실사를 요청하는 주체는 누구일까요?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사에서 투자받을 스타트업의 재무를 살펴볼 공인회계사를 지정하기도 하고, 회사에게 직접 재무실사를 받아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재무실사에 대한 비용 역시 투자사가 부담하는 경우도 있고, 투자를 받게 될 회사의 부담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시리즈 A 단계에서부터 재무실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시드나 프리 A 단계의 경우 아직 재무자료를 검토할 내용이 많지 않고 스타트업의 파운더들, 사업아이디어, 팀 구성 등 재무 외적인 요소들을 더 많이 고려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대표자의 가지급금, 가수금 등 현황 파악이나 기본적인 대표자의 스타트업 운영마인드 파악을 위해 아주 초기 단계부터 약식 재무실사를 진행하여 재무 현황을 파악하는 투자사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손익이 좋지 않은 재무제표에 대한 내용을 외부의 제3자가 많은 자료를 요구하며 검토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회사의 재무상태에 대해 최소한의 확인을 진행하고 회사가 제시하는 재무자료에 중대한 오류가 없는 지 여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절차입니다.
스타트업 역시 재무실사를 단순히 투자를 받기위한 번거로운 절차로 생각하기보다 투자를 받을 때 어떤 재무 정보가 투자에 중요한 포인트인지를 가늠하고 회사 재무정보의 관리 포인트를 파악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이 포스팅은 스타트업 전문 투자자 연결 플랫폼 ‘넥스트유니콘’에 게재(2023.07.19)된 기고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