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준비하는 스타트업이 '집 안 단속' 잘하는 방법 [긱스]
상장을 목표로 하거나 투자를 유치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이라면 내부통제제도의 중요성에 대해 한 번쯤 들어 보았을 것이다.
23년 6월, 금융위원회는 내부회계관리제도 외부감사 부담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주요 회계제도 보완 방안’을 발표하였다. 이에 대해 개정된 외부감사법에 대해 회계투명성을 제고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기업의 감사 부담이 과도하게 증가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금융위는 계속적으로 합의점을 찾아가며 제도를 안착시키는 데 힘쓰고 있는 만큼 상장을 준비하는 스타트업도 해당 감사 환경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규모가 크지 않은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상장 이전에는 내부통제제도와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적용 의무가 없어 신경을 쓰고 있지 않다가 상장 직전 급하게 준비를 하게 되면 막연하고 과중한 업무로 느껴질 수 있다. 스타트업 상장 준비를 돕기 위해 내부통제제도와 내부회계관리제도란 무엇인지, 또 어떤 점을 고려하여 준비해야 하는지 논의해보고자 한다.
1. 상장을 준비하는 스타트업이 충족해야 하는 요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통상 코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하게 된다. 코스닥 시장은 중소기업, 벤처기업 등이 주로 상장되어 있으며 규모 요건이 비교적 낮은 것이 특징.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에 명시된 상장요건은 형식적 요건과 질적 요건으로 나뉘어 있으며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출처 : 한국거래소)
이 중 질적 심사요건에 대해,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 제29조 제1항에서는 기업의 계속성, 경영투명성, 경영안정성 3가지를 심사요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경영투명성 관련하여 기업지배구조, 공시체제, 이해관계자와의 거래, 상장 전 주식거래와 함께 내부통제제도를 명확하게 명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상장 심사 가이드라인에서는 상장예비심사 사전 준비사항으로 투자자 보호를 위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건을 제시하고 있는데, 투자자 보호의 명목을 위한 내부통제제도의 중요성을 또 한 번 제시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첫째는 전문성 제고로,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은 상장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회계 및 공시전문가를 육성하여야 한다. 회계 및 공시전문가의 부재 시, 상장 이후 예기치 않게 불성실공시법인 혹은 관리종목에 지정되어 투자자 보호를 저해할 수 있으므로, 내부 전문가 육성을 통해 상기의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여야 하는 것이다.
둘째는 투명성 강화로,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회계투명성을 제시하고 있다.
기업 경영의 투명성은 경영진과 이사회 구성 및 의결 과정, 감사의 적절한 업무 수행,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필요성 및 조건 등 기업 경영의 전반에 걸친 투명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특히 과거 비정상적인 거래로 인해 상장예정법인의 경제적 가치를 훼손한 전례가 없어야 하고, 향후에도 그러할 것으로 기대될 수 있는 적절한 내부통제제도의 구축을 포함한다.
또한, 회계투명성은 과거 재무제표의 적정성 뿐만 아니라 향후 관련 법규에서 요구하는 시한 이내에 적절한 재무자료의 공시가 가능한 내부 시스템의 구축을 포괄하는 것이다.
셋째는 커뮤니케이션 강화로, 상장기업은 적극적인 IR 활동을 통해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외부에 적시에 알려 투자자 친화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홈페이지 구축 및 IR 전담팀 등을 설치하여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2. 내부통제제도와 내부회계관리제도, 언제부터 신경 써야 하나
1) 내부통제제도의 정의
내부회계관리제도 설계 및 운영 개념 체계에 따르면, 내부통제제도란 아래 세 가지 목적 달성에 대한 합리적 확신을 제공하기 위해 실행되는 기업 내 프로세스를 말한다.
① 기업이 자원을 효과적,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② 정보 작성과 보고의 신뢰성이 있다.
③ 법규와 정책을 준수하고 있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②의 목적 중 외부에 공시되는 재무제표의 신뢰성 확보를 목적으로 한다. 즉, 거래가 발생하여 재무제표가 작성되는 기업 내 프로세스에서 재무제표를 왜곡시킬 위험에 대한 통제를 설계 및 운영하여 재무보고의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한다.
2)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대상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회사들은 내부회계관리제도를 갖추어야 하며, 주권상장법인으로서 직전연도 말 자산 1천억 원 이상의 회사들은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감사를 받아야 한다.
내부회계관리제도 검토란, 경영진이 작성한 내부회계 운영실태보고서를 대상으로 담당자에게 질문 위주로 검증만을 하는 것이며, 내부회계 감사란 주요 내부통제 자체를 감사인이 통제 재수행, 문서 검사 등을 통하여 직접 검증하며 감사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다.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보고서는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와 별도로 작성되어 재무제표 감사보고서에 첨부된다.
23년 6월 금융위 발표에 따라 중소 비상장회사들의 경우 신규 상장 시 내부회계 외부감사를 3년간 유예하도록 되었으나, 이것이 내부회계관리제도 자체를 두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감사 대상이 아니더라도 대표자는 이사회에 운영실태보고서를 보고해야 한다는 점, 상장 3년 후 시점부터는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점, 상장 심사 시 내부통제가 포함된 질적 요건이 심사에 포함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스타트업 상장 준비 시점부터 내부통제 및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서는 엄격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통제제도는 회사 내 업무분장 및 프로세스를 전반적으로 고쳐야 하는 대공사가 될 수 있으므로 목표가 상장인 스타트업이라면 상장 준비 이전 시점부터 내부통제에 대한 고려를 할 필요가 있다.
3) 실무적 절차
실무적으로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절차는 아래의 단계대로 이루어진다. 회사의 실무자는 아래 단계에서 프로세스 이해부터 참여하여 기간 중에 계속 감사인 및 외부 자문사, 현업과 함께 재무제표의 왜곡 표시 위험을 일으키는 통제를 설계 및 운영하게 된다.
- 스코핑(Scoping) :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재무제표의 신뢰성에 대한 합리적 확신만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모든 계정과목 및 주석이 아닌 유의한 계정과목과 주석 정보만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 중요성 기준에 따라 재무제표 수준에서 유의한 계정과목을 식별한다.
- 프로세스 이해 : 각 거래 흐름을 비슷한 경제적 사건에 따라 그룹핑하여 업무 프로세스를 결정한다.(예 : 매출, 구매, 급여. 자금 등) 프로세스별 거래 흐름을 줄글로 기술한 문서인 업무 기술서, 그림으로 나타낸 문서인 업무 흐름도(Flow chart)가 생성된다.
- 위험 식별 : 업무기술서와 업무흐름도를 바탕으로, 프로세스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을 식별하며, 재무제표의 왜곡 표시를 일으키는지 등에 따라 위험의 중요도 또한 식별한다.
- 통제활동 설계 : 위험에 대응되는 통제활동을 식별한다. 식별된 위험과 중요도, 통제활동 및 통제 수행자와 관련 문서 등이 기술된 문서인 RCM(Risk Control Matrix)가 작성된다.
- 설계 테스트 : 감사인은 하나의 샘플을 선정하여 구축되어 있는 RCM에 근거하여 통제활동이 효과적으로 재무제표 왜곡 방지를 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평가까지 진행한다.
- 운영 테스트 : 설계되어 있는 일련의 과정들이 기중에 효과적으로 운영 실시 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평가까지 진행한다. 수행 빈도 및 위험 수준 따라 상이한 샘플 수를 선정하여 통제활동에 대한 증빙을 수령 및 활동을 평가한다.
3. 실무적으로 업무 부담으로 느껴지는 사례와 효과적 대응 방안
1) 실무적 어려움으로 인한 업무 부담
다음은 내부통제제도의 구성요소인 통제활동 세부내용이다. 스타트업 상장 준비를 위해 각 세부내용에 대하여 회사는 다음과 같은 통제활동을 구성하여야 하나, 실무적으로 어려움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통상적으로 수행하던 프로세스에 업무나 승인권자를 추가하거나, 시스템을 변경하거나, 팀이나 부서를 신설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실무자 입장에서는 업무가 과중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해 감사인의 지적이 적시에 이루어지고, 회사 상황에 맞춘 외부 자문사의 단순하고 효율적인 개선이 이루어지는 것이 좋겠다.
2) 효과적인 대응 : 좋은 감사인, 좋은 외부 자문사
그렇다면 실무적 부담도 줄이면서 적정 의견을 받을 수 있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은 없을까.
첫째, 이를 위해서는 먼저, 좋은 감사인과 함께 해야 한다. 좋은 감사인이란 기업의 재무 공시와 관련된 리스크를 줄여주면서도, 기업에게 적절한 시기에 이슈를 공유하여 내부회계 미비점을 적시에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감사인이다.
감사인이 기말 감사 기간이 되어서야 내부회계 미비점 이슈를 제기해서 제도를 개선할 여지가 없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감사를 하면서 부득이하게 이슈를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나 충분한 연중 감사를 통해 내부통제 관련 이슈를 충분히 검토 및 개선할 시간을 확보해 주는 감사인과 함께한다면 효율적인 업무 수행이 될 것이다.
둘째, 좋은 외부 자문사와 함께 해야 한다. 내부회계관리제도 본격 도입 이후 많은 기업들이 내부회계관리제도 관련하여 외부 자문을 받고 있다. 해당 자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은 금전적 부담이기도 하겠지만, 자문을 받더라도 결국은 내부 인력이 현업으로부터 프로세스를 전달받아 파악하고 증빙을 수령 및 전달하여야 한다. 해당 과정에서 효율적인 프로세스 파악과 업무 분담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오히려 내부 인력은 자문사와 감사인에 대해 이중고의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외부 자문사가 제공하는 용역이 단순히 기업이 제공해 주는 프로세스와 증빙을 전달받아 기계적으로 산출물만을 작성하는 것인지, 감사인이 제시할 수 있는 이슈에 대해 선제적으로 개선해 줄 수 있는 자문사인지도 면밀히 따져보아야 한다. 기말에 집중될 수 있는 설계 및 운영평가 이슈를 최대한 감소시켜 업무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외부 자문사라면 회사의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는 좋은 외부 자문사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상장 준비를 위해서는 이처럼 풍부한 경험을 가진 전문가를 찾을 필요가 있으며, 이 같은 기준으로 외부 자문의 필요성을 판단한다면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고, 비용보다는 효용이 훨씬 더 클 것이다.
* 이 포스팅은 2023.07.24 <한경긱스 : 전문가 뷰>에 게재된 기고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