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재무제표 결산 팁 – 브릿지파트너스

커피값도 처리 방식이 있다…스타트업이 결산 '우등생' 되는 법 [긱스]

재무제표는 회사의 재무 성적표로서 어느 기업이나 연말 결산 시즌이 돌아오면 재무 실적에 촉각을 곤두세우지만 스타트업은 재무 성적표 작성에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 유치를 통해 사업을 영위하고 향후 M&A, IPO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스타트업 특성상 유사한 규모의 일반 기업에 비해 회계감사, 재무실사를 경험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투자를 크게 받아 자산총액이 120억 원을 넘거나 매출액이 100억 원 이상인 회사들이 외감법에 따라 법정감사를 받는 것과 달리, 스타트업은 매출 및 자산 규모가 미미한 상황에서도 투자자나 금융기관의 요구에 따라 임의감사를 받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또한, 회계감사나 세무조사 외에는 별다른 재무 이벤트가 없는 일반 기업과 달리 투자 라운드를 진행 중인 스타트업은 VC 등 잠재 투자자가 재무실사를 통해 투자를 검토하는 상황에 대비하여 재무 자료를 언제든지 제출 가능한 상태로 관리할 필요도 있습니다.

제대로 준비된 스타트업 재무제표는 어떠한 IR 자료보다도 사업 모델(Business Model)의 타당성을 강력하게 입증하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 CFO는 나날이 복잡해지는 거래 구조와 모호한 회계 기준 하에서 회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방향으로 결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회계 기준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스타트업 재무제표를 회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작성할 수 있는 몇 가지 팁(Tip)을 드리고자 합니다.

1. 수익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커질 수 있도록 분류

매출액의 사전적 의미는 회사의 주된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이지만 스타트업에서 매출액이 발생한다는 것은 조금 더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창업 후 개발과 베타 테스트 단계를 거치면서 초기 1~2년 동안에는 투자금 외 현금흐름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데, 매출액이 발생한다는 것은 아이디어가 제품화되어 본격적인 시장 진입이 시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스타트업에 있어 매출액은 사업모델의 시장성과 회사의 자력 생존 가능성을 나타내며 향후 투자유치나 M&A 시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주요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가. 매출액 총액 인식

플랫폼 비즈니스를 영위하거나 위탁 판매 등을 통해 수수료를 제한 금액을 입금 받는 경우에는 거래 대금 전부를 매출액으로 계상하고 거래에 기여한 제3자 몫의 수수료를 비용으로 계상하는 방식으로 매출액을 총액으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물론 회사가 회계기준에 따른 ‘본인’ 역할을 수행했을 때 가능한 것이지만, 많은 스타트업들은 거래 관련 협상력이 부재하기 때문에 계약서를 세심하게 살펴보면 주된 책임이나 재고를 부담하는 등 의도와는 달리 결과적으로 ‘본인’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기업회계기준(K-GAAP) ‘본인’ 역할 주요 지표]

1. 거래의 당사자로서 재화나 용역의 제공에 대한 주된 책임을 부담

2. 재고자산에 대한 전반적인 위험을 부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산 받는 순액에 대해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면서 매출액도 순액만큼만 계상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이 발생하는데 거래의 실질을 분석하고 점검하여 매출액 실적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나. 영업외손익 점검

영업외손익은 주된 사업 활동이 아닌 활동에서 발생하는 수익과 비용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주된 사업 활동이 아닌 분야에서 수익이나 비용이 발생할 경우 집계되는 손익 계정인데 주된 사업 활동 여부가 사실판단 사항이다 보니 A 회사에서는 영업손익이 아니었는데 B 회사에서는 영업손익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가령 작년 상반기 2천억 원대 매출액을 축소 정정공시하는 등 회계처리 논란에 휩싸였던 위메이드 사례에서 회사는 코인을 매각하고 얻은 수익 2천억 원을 매출액으로 계상하였는데 감사인은 코인 매각이 회사의 주된 영업활동에 해당하지 않는 점, 해당 코인 발행사로서 백서에서 정하는 의무가 남아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코인 매각 대금을 매출액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같이 회사의 영업손익은 주된 사업 활동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회사 정관에 사업 목적으로 기재되고 금액이 중요하다면 주된 사업으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유사한 사업을 수년에서 수십 년 지속해서 영위하는 일반 기업과는 달리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시장 상황과 전략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하는 피봇(Pivot)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스타트업 CFO는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이 정관상 목적에 적절하게 반영되어 있는지를 점검하고 주요 사업 분야 외 예상치 못한 분야에서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면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위메이드가 게임 회사가 아니라 가상자산 매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면서 발행사의 의무가 없는 코인을 매각한 것이라면 매출액 인식이 가능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 정부보조금

팁스(TIPS) 프로그램 등을 통해 스타트업이 정부지원금을 수취할 경우에는 ‘영업외수익’ 계상 혹은 인건비 등 ‘관련 비용에서 차감’하는 2가지 형태의 회계처리가 모두 가능합니다.

[정부보조금 회계처리]

회계처리	장점	단점
영업외수익	관리의 편의성	영업이익으로 미집계
비용 차감	영업이익으로 집계	재무성과 왜곡

2가지 회계처리 모두 당기순이익은 동일하지만 영업이익이 다르게 계산되며 ‘비용 차감’ 방식으로 회계처리할 경우 영업이익은 좀 더 높게 산출됩니다.

[정부보조금 500 수취 시 회계처리에 따른 손익계산서 변동]

(단위: 원)

계정과목	보조금 미수취	영업외수익 계상	비용에서 차감
매출액	10,000	10,000	10,000
매출원가	7,000	7,000	7,000
매출총이익	3,000	3,000	3,000
판매비와관리비	1,000	1,000	500
영업이익	2,000	2,000	2,500
영업외손익	1,000	1,500	1,000
법인세비용(20%)	600	700	700
당기순이익	2,400	2,800	2,800

영업이익이 회사의 주요 KPI라면 ‘비용에서 차감’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회계처리할 경우 회사의 재무성과 계산이 왜곡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손익계산서를 활용하여 공헌이익을 계산하거나 사업성을 예측할 때 정부지원금 효과가 비용 계정에 반영된 것을 간과하고 계산한다면 회사의 실제 성과에 비해 낙관적인 결과가 산출될 수 있으며, 이러한 효과를 일일이 계산하여 반영하는 것은 복잡하기 때문에 스타트업 재무제표를 관리회계 목적으로 사용할 것이라면 정부보조금과 같이 일시적인 효과는 영업외수익으로 계상하여 별도 관리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습니다.

2. 비용은 사업 활동과 연관된 계정으로 분류

사업 초기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스타트업은 회사 자금 원천의 대부분이 회사가 벌어들인 돈이 아니라 투자금이기 때문에 회사 자금이 임직원의 고액 급여, 방만한 복리후생, 고가의 차량 리스 등 보상 성격의 비용으로 쓰이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자는 지출된 비용이 회사의 사업 모델과 가치를 증가시키는데 얼마만큼 기여했는지를 체크하고 싶어 하며, 전기 대비 특정 계정과목의 지출이 갑자기 증가할 경우 투자자는 피투자사에 아래와 같은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계정과목	주요 판관비 계정 증가에 대한 투자자 반응
매출원가	매출액과 함께 증가할 경우 긍정적으로 인식
급여	임원에 대한 보상 때문인지 신규 인원 채용 효과인지 확인하고 싶어함
복리후생비	채용비용 감소와 생산성 증대라는 효과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부정적
여비교통비	회사의 사업이 해외 진출과는 무관하고 원격 미팅이 활성화된 회사라면 지출이 증가한 경위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 있음
회의비	임직원 업무 관련 활동비가 증가한 것으로 인식하여 긍정적
접대비	회사의 대외 영업활동이 더욱 활발해진 점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대표자 사적 비용 성격의 지출은 아닌지 의문을 가질 수 있음
광고선전비	공헌이익 발생이 입증된 상태라면 판매촉진비와 더불어 마케팅 비용 증가는 긍정적으로 인식
교육훈련비	급여 증가와 더불어 신규 인원 채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인식
지급수수료	수익 구조상 수수료를 지급하는 사업 모델이 아니라면, 법률적 이슈나 재무적 이벤트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가질 수 있음

시간과 돈을 어디에 쓰는지를 보면 사람의 성향과 가치관이 보이는 것처럼 회사가 자금을 집행하는 것을 보면 중점적으로 영위하는 사업 방향과 진행 상황을 엿볼 수 있습니다.

투자자는 회사가 작성한 경영상황 보고서와 스타트업 재무제표를 통해 회사의 활동과 자금 지출을 이해할 수밖에 없는데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는 아래 몇 가지 예시와 같이 계정과목의 의미를 이해하고 분류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 커피 등 음료 관련 지출은 회의비로 분류

임직원의 커피 지출액은 복리후생비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업무 관련 회의 시에만 커피, 차, 음료수 등 구입 비용을 지출하는 내부 지침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계적으로 카페 관련 비용은 복리후생비로 처리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투자자의 반응을 고려한다면 업무 관련성이 높아 보이는 회의비 계정으로 재분류 하는 것이 적절할 것입니다.

나. 워크숍 비용은 회의비나 교육훈련비로 분류

워크숍은 행사 목적에 따라 4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만약, 투자사가 회사의 공격적인 영업활동과 고객 획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행사 기획 단계부터 일부 협력사 임직원을 초대하여 접대비로, 인재 확보와 조직의 확장에 관심이 많다면 워크숍 프로그램 중 일부를 교육과 강의로 구성하여 교육훈련비로 분류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행사 목적	계정과목
임직원 친목 도모 및 단합	복리후생비
협력사 초대 및 네트워킹	접대비
경영진 회의 및 전략 수립	회의비
신입/경력사원 연수 및 강의	교육훈련비

다. 홍보 목적 지출은 마케팅 관련 비용으로 분류

접대비·판매촉진비·광고선전비는 사업과 관련하여 고객에게 지출한다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세부적으로는 아래와 같은 차이가 있습니다.

[접대비 vs 판매촉진비 vs 광고선전비 주요 차이점]

계정과목	지출 상대방	매출 관련성	VAT 매입세액 공제
접대비	특정인	간접적	불가능
판매촉진비	특정인	직접적	가능
광고선전비	불특정 다수	간접적	가능

일반적으로 접대비는 접대 및 향응, 임직원의 사적 경비가 섞여있는 경우가 많아 매출액 증가가 함께 수반되지 않는 과도한 접대비 지출은 회사를 방만하게 운영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데 판매와 관련하여 고객에게 견본품·샘플을 제공하는 경우에도 별다른 고민 없이 접대비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회사의 홍보 목적 지출이 회계 기준상 판매촉진비, 광고선전비 등 마케팅 관련 계정과목 분류 요건을 충족한다면 접대비가 아닌 마케팅 관련 비용으로 분류하여 매입세액 공제 효과(지출액의 9.09%) 뿐만 아니라 비용 지출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